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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탈리아

제주 2018.06.04 월

8시부터 주는 조식을 먹으러 갔다.

인터넷에서 봤던 그 조식이지만, 생각보다 더 맛있었다.

블루베리 별로 맛있는 줄 모르는데 이 날 요거에 올러져 있던 블루베리는 설탕을 많이 넣고 잼을 만들었는지 달달했다.

좋은 곳에서 맛있는 음식을 좋은 사람과 먹는 것. 그게 행복이지.


쇠소깍.

언젠가 제주를 배경으로 하는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에서 처음 보고, 제주에 저런 곳도 있구나 했다.

그 이후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아져서 다들 찾는 곳.

투명카약도 탈 수 있는데 월요일이라 쉬는 날이어서 아무것도 탈 수 없었다. 카약 말고도 뭐 있드만..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이니 물고기가 많을 법도 한데, 눈엔 잘 안 보이더라.



그러고 간 곳이 송당리였다. 마을 자체가 관광화되어 있고 푸르트럭 비스무리 한 것도 있고, 마을 특산품도 파는 곳인줄 알고 갔는데..

헐.. 아무것도 없다. 심지어 근처에 괜찮은 오름들이 많다 하여 찾았는데 안내판도 없고, 마을회관 마당에 있는 마을 안내도는 어디가 어딘지 당췌 알 수 없게 만들어 놓아 돌기를 포기할까 하다가..

회관 안에 사람들이 모여 무슨 회의를 하는 듯 하여 가서 물었다. 근데 여긴 관광지가 아니란다. 오름도 오르려면 저~기 사거리에서 왼쪽으로 머라머라.. 하시는데..

ㅠ.. 안되겠다. 날도 너무 덥고, 오름도 내가 기대한 오름이 아니고. 발길을 돌리자.


그리고 간 곳이 사려니 숲길이었다. 이번 제주 여행은 사람들이 다 찾아가는 그런 곳은 가지 않겠어. 하고 왔던터라..

유명한 이 사려니 숲길도 사실 별로 땡기지 않았었다.

그런데 계획이 틀어지고나니 갈 곳이 여기밖에 없더라.

그래서 찾아간 곳.

근데! 너무 좋다!! 다음에 오면 하루를 통째로 사려니 숲길에 쓸 거다.


초반 1km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그러다 조금 더 깊어지면 다들 발길을 돌려 없다. 사람이.

그래서 좋다. 오르막, 내기막도 아닌 그냥 평길.

양쪽은 숲이고.. 가운데는 넓은 길. 그냥 평길. 조용하고 새소리도 잘 들리고, 중간에 의자도 가끔 보여 쉬었다 가기 좋다.

다음엔 돗자리랑 도시락 싸 들고 여기에서 하루 종일 보내야지.

편도 10km정도 되니까.


점심시간이 지난 채 걸었더니 너무 배고프다. 올레 시장으로 밥 먹으러 가자.

광어, 돔, 하나는 뭐였더라.. 3가지 횟감에 매운탕까지 4.2만원. 넉넉히 먹었고 그 만하면 비싸지 않은 가격이었다.

쓸데없이 주변음식 많이 주고, 회 적고 비싸기만한 곳보다 회 자체가 중심이 되는 그런 곳.

포장도 많이 해 가고, 외쿡인이 혼자 와서 먹고 가기도 하는 곳.


그리고 나서 배를 꺼뜨릴 겸, 근처에 이중섭 거리가 있다하여 슬슬 걷기 시작했다.

시장을 조금 벗어나 사거리를 한 번 건너면 가파른 내리막길이 생기는데 그 거리에 이것저것 상점들이 있었고 그 길 끝에 이중섭 거주지가 있었다.

서울처럼 아기자기하고, 개성만점의 가게들은 아니었다.

이중섭 거주지의 평상에 앉아 조금 쉬었다 가려고 했는데 모기가 달려드는 바람에 무서워서 버얼떡 일어나 가자.


점심을 늦게 먹었으니 저녁은 배가 안 고플 것이고 야식으로 통닭이나 사가자 했다.
올레시장 안에 유명한 마농치킨 있다 하여 갔더니 치킨 한 마리 사 가는데 30분이나 기다려야 한단다.
비슷한 다른 곳으로 갔더니 마찬가지.
마농은 제주 말로 마늘.. 마늘치킨.
반죽에 마늘을 섞었나 했더니 치킨 위에 마늘 으깬거를 한~덩이 올려준다.
어찌나 마늘냄새가 좋던지. 따뜻할 때 바로 먹었어야 했는데 저녁 늦게 식은채로 눅눅하게 먹다보니 맛이 반감되어 ㅠ.

마농치킨 기다리면서 이것저것 보다가 참돔과, 옥돔을 각 10마리에 5만원에 팔길래. 반반 섞어서 나 10마리, 엄마 10마리 택배로 보냈다.
노란게 참돔, 회색이 옥돔일걸 아마?


바로 숙소로 가기엔 시간이 아까워서 근처 한 바퀴 돌자 해서 간 곳이 황우지해변.

스노클링과 구명조끼를 대여해 주는 것 같은데 우리가 갔을 때는 아무 것도 없었다. 아직 비수기라 그런가보오.

바람도 세고 돌도 들쭉날쭉해서 여기까지 가는데 많이 위험했어.

지금 검색해보니 스노클링 하기에는 물고기도 없고 파도도 세고, 돌도 많아 안전문제도 있고 별로라네.

오늘 TV보다 보니 집사부일체에서 이승기랑 육성재가 여기 앉아 낚시하던데, 역시 파도가 세서 물고기가 잡힐리가..


제주 올래코스가 이어지는 곳이라 주변으로 걷기에는 좋았다.

제주는 참 구석구석 숨은 곳이 많아..

지역주민들은 관광객은 모르는 자기들만의 비밀 장소가 있겠지. 그런 곳 가고 싶다. ㅎ


여유롭게 숙소에 도착해서 얼른 씻고.. 누워서 졸다가..

아, 치킨.. 저거 먹어야 하는데 하며, 배고프지 않은데 의무감에 먹었다. 내일 먹음 맛 없잖아..

그래.. 치킨은 튀겨서 바로 먹어야 해. 눅눅한 치킨은 별로야. 반은 남겼네. 아깝.